가만히 있어도
머릿속이 요란한 날들이 있다.
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도
생각은 부지런히 어딘가로 달려간다.
오늘 한 말이 괜히 마음에 걸리고,
어제의 실수가 다시 떠오르고,
이렇게 하면 더 좋지 않을까 저렇게 하면 더 좋지 않을까
다가오지도 않은 내일이 벌써 무겁다.
‘왜 이렇게 생각이 많을까?’
‘그만 좀 생각했으면 좋겠다’
싶은데, 그럴수록 생각이 더 늘어난다.
요즘의 나는 이런 순간마다
‘생각을 줄여야 한다’고 애쓰지 않기로 했다.
대신, 지금 여기로 돌아오는 연습을 한다.
불안하고 들뜬 어느 순간이면,
나는 주변을 정리해 본다.
물 한 잔을 천천히 마셔본다.
눈을 감고 숨을 크게 쉬어본다.
손의 감촉을 느껴본다.
이 단순한 행동들이
나를 현실로, 지금으로 데려온다.
감각은 언제나 지금에만 존재하니까.
우리는 모두 다르게 불안해하고,
다르게 걱정하고,
다르게 회복된다.
어떤 정답도 없지만,
그 무엇도 잘난 것이 없고 잘되는 것이 없기에
그저 지금 이 순간을 감사히 느끼고 살아내는 것이 답이 아닐까.
오늘도 그렇게 조금씩,
내 일상에 깃든 ‘지금’을 사랑하는 연습을 해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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